[디지털치유론] 스마트폰 화면 너머, 진짜 치유를 찾아 나선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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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글로벌

K-치유의 기준, 한국통합치유협회(KIHA) 협회장 송정숙입니다. 지난달 협회 세미나에서 있었던 한 장면으로 오늘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 합니다. 오십대 후반의 한 회원분이 손을 들고 이런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요즘 병원에서 스마트폰 앱을 권해준다는데, 그게 정말 도움이 되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흘러가는 유행일까요.” 강의실이 순간 조용해졌습니다. 저 역시 그 질문 앞에서 오랫동안 고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몇 해 전,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잠을 깊이 들기 어려워하시던 한 분이 알약이나 주사가 아니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일상의 리듬을 되찾는 데 도움을 받은 사례가 언론에 소개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약에 기대지 않고도 잘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성실히 따라가 보려 합니다.” 저는 이 문장을 오래 곱씹었습니다. 희망이라는 단어가 기술 이야기 속에서 이렇게 따뜻하게 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쓴 「디지털치유론 Level I」 Chapter 1에서도 이 지점을 이렇게 짚었습니다.

디지털 치유론은 두 가지를 통합하려는 시도입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되, 전인적 치유의 철학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 문장을 처음 원고에 담았을 때, 저는 협회 활동 중 만난 여러 회원분들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통합치유를 공부하는 분들 중에는 기술을 경계하는 분도 있고, 반대로 기술에만 의지하려는 분도 있습니다. 저는 늘 그 중간 어디쯤에서,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자기 돌봄 능력을 거들어 주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려 왔습니다.

디지털치유론

실제로 디지털 도구가 일상에 도움이 되는 방식은 생각보다 소박합니다. 호흡을 따라가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애플리케이션, 수면 전 루틴을 기록하고 되돌아보게 해주는 일지 앱, 걸음 수와 심박 변이를 보여주는 손목 밴드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도구들이 무언가를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스스로의 상태를 자주 들여다보게 해주고, 작은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주면서 자가 돌봄을 이어갈 힘을 붙잡아 줍니다. KIHA 워크숍에서 만난 한 회원분은 매일 밤 호흡 앱을 켜놓고 십 분씩 눈을 감는 습관을 들이신 뒤로, “예전보다 잠자리에 눕는 게 덜 두려워졌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말이야말로 디지털 치유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치유론 보조 이미지

여기서 통합치유의 관점이 중요해집니다. 자연치유학을 오래 공부해 온 저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지점은, 디지털 기술이 신체 지표 하나를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신적·영적·사회적 안녕까지 함께 살피려는 흐름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책에서는 이 차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건강이란 신체와 정신, 영적 영역과 사회적 관계가 함께 이루는 조화입니다. 전체적인 균형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며, 당사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해 스스로의 회복하는 힘을 살려내는 접근이 곧 치유입니다.

이 구절을 읽을 때마다 저는 협회 활동 중 만난 분들의 변화를 떠올립니다. 처음 협회 문을 두드릴 때는 대부분 몸의 어느 한 부분, 이를테면 소화가 편치 않다거나 자주 피곤하다는 이유로 오십니다. 그런데 몇 달 동안 자기 돌봄 루틴을 이어가시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인간관계나 마음의 여유 같은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됩니다. 신체 하나만 들여다보던 시선이 삶 전체로 넓어지는 것이지요. 저는 이것이 바로 전인적 치유가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믿습니다.

디지털치유론

협회장으로 지내며 제가 가장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는 “기술이 사람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는 건 아니냐”는 걱정입니다. 저는 그때마다 이렇게 답합니다. 좋은 도구는 사람을 밀어내지 않고, 오히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를 더 깊게 만든다고요. 실제로 KIHA 세미나에서는 회원분들이 각자 쓰는 앱이나 웨어러블 기록을 서로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습니다. 데이터 한 줄이 대화의 문을 여는 것을 여러 번 지켜보았습니다.

다만 이 흐름을 마냥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디지털 치유의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그 혜택이 모두에게 고르게 닿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배우기 버거워하시는 분들에게는 오히려 진입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협회에서 시니어 회원분들을 위한 디지털 돌봄 도구 사용법 소모임을 따로 운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기술이 세대를 가르는 선이 아니라, 세대를 잇는 다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동시에 저는 이 흐름 속에서 한국식 통합치유, 이른바 K-치유가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이야기가 분명히 있다고 느낍니다. 근거를 존중하면서도 사람을 전체로 바라보는 시선, 그것이 우리가 오래 쌓아온 자산이니까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디지털 도구와 함께 하루를 보내고 계신가요. 그 도구가 여러분의 몸 상태만 기록하고 있나요, 아니면 마음의 결까지 함께 살피고 있나요. 이번 주에는 하루 십 분만이라도 앱이나 기기의 기록을 들여다보며, 그 숫자 뒤에 있는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거창한 결심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작은 확인 하나가 자가 돌봄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제 책 「디지털치유론 Level I」 Chapter 1에 더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와 디지털 치유의 개념적 차이, 그리고 전인적 치유가 기술과 만나는 지점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iabook.com/books/digital-therapeutics-leve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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