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를 건네는 사람은 정작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못할 때가 많다. 신간 그림책 ‘별이 빛나는 이유’는 이 익숙한 역설을 편지 배달부 별의 하루로 풀어낸다. 서율 작가가 8월 1일 전자책으로 선보이는 이 작품은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는 아이들에게 존재 자체가 빛이라는 말을 건넨다. 유아 그림책 한 권이 담기엔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이다.
자존감을 다루는 유아 그림책은 최근 몇 년 사이 감정코칭과 마음챙김이라는 이름으로 아동 콘텐츠 시장의 한 축을 이뤘다. 자존감 결핍을 성적이나 성취로 메우려는 접근이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커지면서, 국내외 아동 콘텐츠 업계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이름 붙이는 서사로 옮겨가는 중이다. 위로하는 쪽과 위로받는 쪽을 가르지 않고, 둘 다 같은 결핍을 겪을 수 있다는 설정은 이 흐름 안에서도 흔치 않은 접근이다. 착한 주인공이 늘 넉넉한 마음을 가진 것처럼 그려온 관행에 균열을 낸다.
‘별이 빛나는 이유’는 그 지점을 정면으로 짚는다. 우는 아이를 달래던 별이 정작 자신은 편지를 받아본 적이 없다는 사실 앞에서 흔들리는 대목은, 아이들에게 남을 돌보는 마음에도 소진이 따른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위로를 주는 존재를 완벽하고 지치지 않는 캐릭터로 그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결과보다 과정에서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 이 책의 무게중심으로 자리잡는다. 아이들이 흔히 접하는 권선징악형 결말과는 결이 다른 셈이다. 별의 흔들림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완벽한 어른의 이미지 대신 흔들려도 괜찮은 어른의 모습을 함께 그린다.
서율 작가는 교육 현장에서 오랜 시간 학생들과 호흡하며 수업의 본질을 탐구해 왔고, 교장으로 퇴직했다. 이야기 중심 수업과 창의융합 교육을 연구해 왔으며, AI를 활용한 그림동화 수업을 개발해 학생 참여도와 몰입도를 높이는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다양한 교원 연수와 강의를 통해 현장 교사들과 경험을 나누며, 누구나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수업 설계를 제안해 왔다. 코리안투데이 인천남부 지부장이기도 한 그는 앞서 ‘곰 인형 태디와 친구들’, ‘마음을 지키는 멋진 방법, 거절’, ‘책나래 사서선생님과 꿈나래 도서관의 세 가지 소리’를 펴낸 바 있다. 교실에서 아이들의 반응을 오래 지켜보며 쌓은 감각이 이번 작품의 문장 하나하나에도 그대로 스며 있다.
목차는 저자 소개와 본편 ‘별이 빛나는 이유’ 두 장으로 짜였다. 공원에서 편지를 못 받아 인기가 없다며 우는 아이를 별이 발견해 위로를 건네는 장면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편지 배달부 별은 오늘도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편지를 배달해요”라는 문장으로 열리는 별의 하루는, 남을 위로하던 별 자신도 편지를 받아본 적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우울해지는 순간으로 방향을 튼다. 짧은 문장과 반복되는 리듬은 유아가 혼자서도 소리 내어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구성이다.
이 낙차가 이야기의 핵심이다. 남을 빛나게 하려는 마음이 결국 자신을 빛나게 한다는 결말로 향하는 과정에서, 어린 독자는 위로를 주는 사람의 자리를 함께 들여다보게 된다. 부모나 교사가 아이와 함께 읽으며 감정을 언어화하는 데 쓸 수 있도록 짧은 분량과 단순한 문장 구조로 설계됐고, PDF 전자책 형식이라 태블릿이나 휴대전화로도 바로 펼쳐볼 수 있다. 가정에서든 교실에서든 별도의 준비물 없이 곧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실용적이다. 취학 전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감정을 언어로 옮기는 연습이 필요한 시기의 독자에게 두루 맞는 분량이다.
인성동화나 배려심을 주제로 한 그림책이 넘쳐나는 가운데, 이 작품이 다른 지점은 위로의 방향을 한 번 뒤집었다는 데 있다. 위로하는 이의 감정까지 이야기 안으로 끌어들인 구성이 이후 후속작에서 어떻게 확장될지, 서율 작가가 AI 활용 수업에서 쌓아온 감각이 다음 그림책의 그림체와 서사에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지가 남은 관전 포인트다.
‘별이 빛나는 이유’는 2026년 8월 1일부터 4,000원에 PDF 전자책으로 온라인 서비스된다. 저자는 서율, 출판사는 WIA Book이며, 도서 상세 정보와 구매는 공식 페이지(https://wiabook.com/books/byeoli-bichnaneun-iyu-ko/)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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