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마다 기사 찍어내던 시스템이 못 채운 빈자리, 기자가 직접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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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글로벌

지역신문에 도착한 보도자료를 사람 손 없이 20분마다 기사로 바꾸는 시스템을 직접 짠 기자가 있다. 그는 그 시스템이 완성된 밤, 정작 자신이 만든 기사 안에 ‘기자’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김현수 저자의 전자책 『기자가 사라지는 시대, 기자로 남는 법』이 8월 1일 출간된다. 부제는 ‘자동화가 대신할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하여’다.

AI가 보도자료를 기사 형태로 재구성하는 일은 이제 특별한 기술이 아니다. 국내외 언론 현장에서 데이터 저널리즘과 자동 기사 생성 도구가 빠르게 확산되며, 기자라는 직업이 어디까지를 스스로의 영역으로 지켜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도 함께 늘고 있다. 대개 이런 논의는 도구를 밖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의 우려나 전망으로 채워지지만, 이 책은 다르다. 자동화 시스템을 직접 설계하고 운영해본 사람이, 그 안에서 무엇이 비어 있었는지를 스스로 겪으며 써 내려간 기록이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코리안투데이] 신간 《기자가 사라지는 시대, 기자로 남는 법》 표지 © 코리안투데이 편집국저자 김현수는 지역신문에 보도자료를 자동으로 기사화하는 파이프라인을 직접 설계하고 운영한 인물이다. 구청에서 보도자료 메일이 도착하면 첨부된 한글 문서를 풀어 읽고, 진짜 뉴스 사진과 로고 이미지를 가려내고, 지역을 분류해 하루 몇 건씩 기사를 자동 발행하는 구조를 코드로 짰다. 처음에는 순수하게 뿌듯했다고 그는 적는다. 클릭 수는 늘었지만 뭔가 비어 있었다는 감각이 뒤따랐다. 그러다 자동으로 발행된 기사를 다시 읽던 어느 밤, 문장은 멀쩡하고 사실관계도 틀리지 않았는데 그 안에 담당자에게 되묻는 질문도, 보도자료 뒤에 숨은 맥락을 캐내려는 의심도 없다는 사실과 마주했다. 속도가 전부는 아니라는 걸 그때 알았다고 그는 회고한다. 저자는 전작으로 『ChatGPT MASTER BIBLE』과 『너를 보내는 연습』을 냈다.

책은 3부 34장으로 나뉜다. 1부 ‘사라지는 것들 — 내가 기자를 대체하는 걸 만들다’는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며 저자가 마주한 질문들을 다룬다. ‘보도자료가 기사가 되기까지 20분’, ‘처음 자동발행된 기사를 보던 밤’, ‘사진 없는 도시 — 인천시청이 빠진 이유’ 같은 장이 이어진다. 2부 ‘기계가 못 하는 것 — 현장에서 배운 것들’은 취재원과의 신뢰, 질문을 던지는 용기, 팩트체크와 확신 사이의 간극, 익명 제보자를 대하는 법 등 현장에서만 쌓이는 감각을 짚는다. 3부 ‘남는 사람의 조건 — 그래서 어떻게 살아남는가’는 AI가 써도 되는 기사와 써서는 안 되는 기사의 경계, 기자의 이름을 건다는 것의 무게, 지역을 아는 기자와 지역이 아는 기자의 차이를 다루며 34장 ‘오늘도 확인 전화를 건다’로 맺는다.

이 책이 겨누는 독자는 세 갈래다. 현직 기자, 기자를 꿈꾸는 이, 그리고 AI 시대에 자신의 일이 사라질까 조바심 내는 모든 직업인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적는다. “문장은 멀쩡했고, 사실관계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 ‘기자’는 없었습니다.” 이어 그는 “왜 이 사업이 시작됐는지 담당자에게 되묻는 질문도, 보도자료 뒤에 숨겨진 진짜 맥락을 캐내려는 의심도, 이 소식이 정말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인지 판단하는 눈도 없었습니다”라고 덧붙인다.

책은 이 지점에서 방향을 바꾼다. 저자는 이 책이 자동화를 비난하는 책이 아니라고 못박는다. 대신 “자동화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이, 그 곁에서 끝내 남아 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증언하는 책”이라고 스스로 규정한다. 34개 장 각각은 20분마다 기사를 찍어내는 시스템 옆에서 저자가 손으로 붙잡고 있었던 습관과 판단들을 하나씩 복기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8장 ‘사진 없는 도시’에서 인천시청이 왜 빠졌는지, 그리고 22장 ‘침묵도 답이다 — 답변 거부를 다루는 법’에서 담당자가 답을 피할 때 기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다. 두 장 모두 자동화 시스템이라면 그냥 지나쳤을 판단의 순간을 다룬다. 도서는 전자책 형식, A5 판형, 정가 1만2000원으로 8월 1일 출간된다. 출판사는 WIA Book이며, 상세 정보와 구매는 도서 상세 페이지(https://wiabook.com/books/gijaga-sarajineun-era-gijaro-namneun-beop-ko/)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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