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원래 조용해야 하는 곳이라는 통념을 뒤집는 그림책이 나왔다. 초등학교 사서교사 조선진 작가가 쓴 『책나래 사서선생님과 꿈나래 도서관의 세 가지 소리』는 침묵을 강요하는 대신 아이들과 함께 규칙을 만들어가는 도서관을 그린다. 토끼 사서선생님이 “쉿”이라는 한마디 대신 손짓 세 가지를 제안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학교도서관을 소재로 한 그림책은 대개 책 읽기의 즐거움이나 상상력을 다루는 데 그친다. 반면 이 작품은 도서관이라는 공동 공간에서 서로 다른 필요가 부딪히는 순간, 즉 혼자 읽고 싶은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아이, 뛰어놀고 싶은 아이가 한 공간에 있을 때 생기는 갈등을 정면으로 다룬다.
저자 조선진은 오랜 기간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과 호흡해 온 초등학교 사서교사다. 수업의 본질을 탐구해 왔고 교장으로 퇴직했으며, 이야기 중심 수업과 창의융합 교육을 연구해 왔다. 특히 AI를 활용한 그림동화 수업을 개발해 학생들의 참여와 몰입을 끌어내는 방법을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다. 여러 교원 연수와 강의를 통해 다른 교사들과 경험을 나누며 누구나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수업 설계를 제안해 온 저자는 코리안투데이 인천남부 지부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얼렁뚱땅 방학 계획표 짜기』, 『선생님이 말해주는 인생의 이야기』, 『별이 빛나는 이유』 등을 앞서 펴냈다.
이야기는 매미 소리가 들리는 여름 아침, 꿈나래 도서관에 아이들이 모여드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술래잡기와 큰 목소리로 도서관이 시끌벅적해지자 토끼 사서선생님은 곧바로 조용히 하라고 말하는 대신 잠시 멈춰 생각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혼자 읽는 시간,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 천천히 걷는 시간을 나타내는 세 가지 손짓이다. 아이들은 이 약속을 놀이처럼 익히면서 서로를 배려하는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를 위한 편안한 공간을 만든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아 간다. 책은 저자 소개와 본편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원고에는 “매미가 맴맴 노래하는 여름 아침, 토끼 책나래 사서선생님은 꿈나래 도서관을 둘러보았어요. 동부초 어린이들이 책 사이로 모여들자 선생님의 기다란 귀가 기쁘게 쫑긋 섰지요”라는 구절이 나온다. 계절감과 의성어를 살린 문장은 딱딱한 예절 교육 대신 이야기 자체의 생동감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삼으면서도 등장인물을 토끼로 설정해 저학년 독자가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입학을 앞둔 아이나 신학기를 맞은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특히 알맞다. 도서관 오리엔테이션이나 학급 첫 활동 자료로 쓸 수 있고, 독서교육 시간은 물론 학교생활 예절과 공동체 의식을 자연스럽게 짚어보는 인성교육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가정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배려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는 자료로도 무리가 없으며, 전자책 형식이라 태블릿이나 스마트기기로도 손쉽게 펼쳐볼 수 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이 그림책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느냐다. 손짓으로 규칙을 표현하는 방식이 저학년 교실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지, 사서교사들 사이에서 도서관 이용 교육 자료로 얼마나 확산하는지가 관건이다. 『책나래 사서선생님과 꿈나래 도서관의 세 가지 소리』는 조선진 지음, WIA Book 펴냄으로 2026년 8월 1일 출간됐다. 정가는 5,000원이며 EPUB2, EPUB3, PDF 형식의 전자책으로 온라인에서 제공된다. 자세한 내용과 구매는 도서 상세 페이지(https://wiabook.com/books/chaeknarae-saseoseonsaengnimgwa-kkumnarae-ko/)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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