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장롱 문을 열자 별빛이 새어 나온다. 어린이 그림책 『우주 장롱을 잘못 연 연어, 지지, 로리』는 화려한 소원이 아니라 내일 만나자는 약속 한마디로 우주에서 집까지 돌아오는 두 아이의 여정을 그린다. WIA Book이 2026년 8월 1일 전자책으로 선보이는 신작이다.
국내 창작 그림책에서 우주와 모험을 소재로 삼는 작품은 꾸준히 나온다. 상당수는 마법 물건이나 화려한 힘으로 위기를 단번에 해결하는 서사를 따른다. 장롱이나 옷장처럼 일상 가구를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으로 삼는 설정도 어린이 그림책에서 자주 쓰이는 장치다. 이 책은 익숙한 장치를 빌려 오되 결말은 다른 길로 돌린다. 장롱을 움직이는 연료는 크고 화려한 희망 방울이 아니라, 다음 날 놀이터에서 함께 달 탐사 놀이를 하자는 소박한 약속이다. 아이들이 실제로 주고받는 짧은 말 한마디의 무게를 그림책 문법 안에 그대로 옮겨놓은 셈이다.
저자 최연호는 오랜 기간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과 호흡하며 수업의 본질을 탐구해 왔고, 교장으로 퇴직했다. 이야기 중심 수업과 창의융합 교육을 연구했고, 그림동화 수업을 통해 학생 참여와 몰입을 끌어내는 방법을 개발해 실천해 왔다. 다양한 교원 연수와 강의로 현장 교사들과 경험을 나누며, 누구나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수업 설계를 제안해 온 이력이 이번 그림책에도 배어 있다. 기술과 교육의 균형 속에서 아이들의 생각을 넓히는 수업을 고민해 온 실천가로서, 교실의 언어를 그대로 그림책 속 인물의 대사로 옮겨온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코리안투데이 인천남부 지부장을 맡고 있으며, 『골대 앞에서 수학 문제를 이해한 태승이』, 『말의 물결』, 『초록숲의 작은 이끼』를 앞서 펴낸 바 있다.
이 책은 저자소개, 본편 「우주 장롱을 잘못 연 연어, 지지, 로리」, 작가의 말로 구성된 전자책이다. 원고 발췌에는 저자가 “학교에서 연어라고 불리우는 4학년 어린이 작가 최연호입니다”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대목이 실려 있어, 연어라는 이름이 그림책 속 화자와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대목에는 “연어, 지지, 로리 하늘 환상의 토끼 누나 같은 친구”라는 문장도 나와, 등장인물 각각이 서로 다른 역할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한다. ISBN 형식은 PDF, 서비스 형태는 온라인 열람으로 제공된다.
그림책은 초등 저학년과 중학년 독자를 함께 겨냥한다. 숨바꼭질이라는 익숙한 놀이에서 출발해 낯선 행성이라는 상상으로 폭을 넓히고, 다시 놀이터라는 일상으로 돌아오는 구조라 첫 우주 모험 그림책으로 부담 없이 권할 만하다. 짧은 분량과 쉬운 문장은 혼자 읽기를 막 시작한 저학년 독자에게 맞고, 꿈 연료라는 설정이 던지는 질문은 중학년 독자와 대화를 이어가기에도 알맞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내일 뭐 하고 놀까”라는 물음을 나눠볼 계기로도 쓸 수 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장롱이 요구한 ‘꿈 연료’라는 설정이 후속작에서도 이어질지, 그리고 최연호가 교실에서 길어 올린 다음 이야기가 또 어떤 우주로 향할지다. 『우주 장롱을 잘못 연 연어, 지지, 로리』는 정가 5,000원, 전자책(PDF) 형식으로 2026년 8월 1일 출간됐으며, WIA Book 도서 상세 페이지(https://wiabook.com/books/uju-jangrongeul-jalmos-yeon-yeoneo-jiji-rori-ko/)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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