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벗어나 시골집으로 향하는 길, 마음도 조금씩 느슨해진다. 회색 건물들이 멀어지고 논밭이 가까워질수록 숨이 깊어진다. 도시와 시골을 오가는 생활 속에서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작은 풍경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 [코리안투데이] 박미진 시인의 「햇빛이 되돌아간 자리」 ©장시백 기자 |
시골집 마당에 들어서면 꽃들이 먼저 반긴다. 한여름을 꿋꿋이 견딘 꽃도 있고, 뜨거운 햇빛에 꽃잎을 내려놓은 장미도 있다. 뒤란의 장독 곁에는 연보라 꽃이 조용히 피어 있다. 소박한 풍경인데도 오래 바라보게 된다. 제자리에서 계절을 견디고 살아가는 모습들이 대견하고 정겹다.
시인은 그 꽃과 장독, 마당의 풍경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흘러가는 시간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마음의 속도를 늦추고 나니, 바쁘게 지나칠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비로소 가까이 다가온다. 그래서 시골의 작은 풍경 하나하나가 더욱 살갑게 느껴진다.
시골의 밤이 찾아오면 도시에서 느끼던 한여름의 열기도 한결 멀어진다. 밤공기는 한층 가벼워지고 몸과 마음도 자연스럽게 느긋해진다. 그 고요 속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는 온도계의 숫자마저 낮춰 주는 듯하다. 시골의 밤이 지닌 여유가 그대로 스며드는 순간이다.
도시와 시골집을 오가며 마주한 소박한 풍경과 문득 마음에 스며든 시골의 정취가 어느 순간 시인의 펜을 움직였을 것이다.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시간, 가만히 바라보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시인은 그 풍경 속에서 자연과 가까이 살아가는 기쁨을 발견하고, 그 평온한 시간을 독자에게도 조용히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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