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 시행 1년간 발생 건수가 39.9%, 피해액이 4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후 수습 중심이던 대응 방식을 예방·차단 중심으로 전환한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 [코리안투데이] 정부서울청사 보이스피싱 대응 범정부 TF 회의 © 장형임 기자 |
정부는 9월 2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보이스피싱 대응 범정부 TF’ 회의를 열고 지난해 발표한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의 1년간 성과를 점검했다. 회의에는 국민안전비서관실을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금융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대검찰청, 경찰청,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이 참석했다.
보이스피싱은 신종 수법이 잇따라 등장하며 지능화돼 국민의 재산과 일상을 광범위하게 위협해 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8월 범정부 TF를 중심으로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통합대응단 출범, 범행 전화번호 긴급차단, 인공지능(AI) 기반 탐지·경고 강화, 국제공조 강화 등 6대 정책과제와 15개 실천과제를 추진해 왔다.
그 결과 2025년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보이던 보이스피싱 범죄는 2025년 10월부터 2026년 7월까지 10개월 연속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모두 감소했다. 이 기간 발생 건수는 2만900건에서 1만2554건으로 39.9% 줄었고, 피해액은 1조1137억원에서 6324억원으로 43.2% 감소했다. 특히 올해 7월 발생 건수는 907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61.7% 줄었고, 피해액도 337억원으로 74.9% 감소했다.
대응 강화의 핵심은 관계부처 협업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경찰청에 설치된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신고대응센터를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으로 확대 재편해 과기정통부·방미통위·금융위·금감원·KISA·금융보안원 등 6개 기관 10명이 합동근무하는 체계를 갖췄다. 출범 전에는 평일 주간에만 신고가 가능했고 응대율도 60%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24시간 365일 신고 접수가 가능해졌고 응대율도 9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찰청은 한국인터넷진흥원, 통신3사, 삼성전자와 협력해 지난해 11월부터 범행에 이용된 전화번호의 수신·발신을 7일간 정지하는 ‘긴급차단 제도’를 시행 중이다. 기존 ‘이용중지’는 차단까지 평균 2~3일이 걸렸으나 긴급차단은 소요 시간을 10분 이내로 줄였다. 제도 시행 이후 현재까지 11만5088건을 차단했다. 또 올해 7월까지 피싱 범죄 피의자 3만8577명을 검거해 전년 대비 18.4% 늘었고, 대포통장·대포폰 등 범행수단 공급자 1만6917명도 붙잡았다.
국제공조도 강화됐다. 경찰청은 캄보디아에 ‘코리아전담반’을 운영해 스캠범죄 피의자 217명을 검거하고 피해자 8명을 구출했으며, 국외도피사범 137명을 전세기로 강제 송환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해외 스캠 조직원 405명을 검거해 274명을 송환했다. 대검찰청은 ‘보이스피싱 범죄 합동수사부’를 중심으로 313명을 입건하고 154명을 구속해 구속수사 비율을 대책 이전 35.9%에서 49.2%로 끌어올렸다. 법무부는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를 통해 국내 피해자 97명으로부터 약 101억원을 편취한 캄보디아 부부사기단 등을 송환했다.
예방적 대응 체계도 구축됐다. 과기정통부는 악성 문자 내 URL 접속을 차단(2025년 4월)하고, 무효번호 발송 문자 차단 시스템을 운영(2026년 6월)했으며, 구글과 협력해 모든 안드로이드폰에 악성앱 자동 차단 프로그램(EFP)을 적용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삼성 단말기와 통신3사 전화 앱에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 탐지·경고 기능을 기본 제공(opt-out 방식)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0월 출범시킨 AI 플랫폼은 올해 7월 말까지 46만3000건의 의심정보를 공유해 663억6000만원의 자금 편취를 사전에 차단했다.
법령·제도 보완도 이어졌다. 방미통위는 불법스팸 관련자에 관련 매출액의 6% 이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했고, 과기정통부는 대포폰 개통·유통을 막기 위해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하고 ‘휴대전화 부정사용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을 개정해 가상자산이 연루된 보이스피싱도 피해구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법무부는 피해액 5억원 미만이라도 다수 피해자가 발생하면 최대 징역 30년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형법을 개정하고, 부패재산몰수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을 손질해 범죄수익 환수를 강화했다.
신종 스캠 대응도 보완됐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특정금융정보법상 강화된 고객확인 제도를 활용해 지난 6월 30일부터 8월 21일까지 6914건을 임시조치하고 이 중 5018건을 거래정지 처리했다. 경찰청은 올해 들어 범죄에 악용된 SNS 계정 5만3000여 개를 차단하고 피해 우려자에게 5만1000여 건의 위험 알림을 발송했다. 민관 협력도 확대돼 KB금융그룹·신용회복위원회와 함께 지난 6월부터 보이스피싱 피해자 원스톱 지원 제도를 시행, 현재까지 채무조정·심리상담·법률상담 등 118건의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했다.
이러한 성과는 국민의 일상 안전과 직결된다. 전화 한 통, 문자 한 건으로 평생 모은 재산을 잃는 피해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이 사기 범죄의 덫에서 벗어날 방어막이 두터워졌다는 의미다. 특히 24시간 신고 접수와 10분 내 번호 차단은 피해를 인지한 순간 곧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실질적 안전장치로 작동한다.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부처 간 협업과 적극행정의 모범사례”라며 “이러한 성과가 보이스피싱에만 국한되지 않고 타 분야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협업과 소통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가장 큰 목표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정부, 국민의 삶을 지키는 정부”라며 “보이스피싱 대응은 국민의 삶을 지키는 중요한 과제인 만큼 큰 책임감을 갖고 더욱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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