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12] 양양에서 온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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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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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12] 양양에서 온 사람

4월 · 다 버린 밤 | 약 3분 읽기삼국지 365 · Day 112 · Book 1 「별이 모이다」

삼국지 365 Day 112 헤더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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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襄陽)에서 신야(新野)까지는 말로 반나절 길이었다.

그 반나절을 꼬박 달려 온 사람이 오후 늦게 신야의 동문 앞에 닿았다. 말에서 내린 사람은 사십 대 중반의 문관이었다. 두루마기의 자락이 길에 닳아 있었다. 허리춤에 형주 자사부(刺史府)의 표찰이 매어져 있었다.

"유황숙(劉皇叔)께 올리는 서한이오."

문지기가 표찰을 확인하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사람은 말고삐를 놓고, 서한을 두 손으로 들고 관아 안쪽으로 들어갔다.

관아 안쪽 뜰에서, 유비(劉備)는 관우(關羽)와 함께 수레바퀴를 고치고 있었다.

작년 봄에 낸 수레였다. 오른쪽 뒷바퀴의 살 하나가 지난 장마에 금이 갔다. 관우가 살 하나를 새로 깎아 끼우고 있었고, 유비는 그 살을 붙잡아 주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손에 톱밥이 묻어 있었다. 옆에서 장비(張飛)가 한쪽 발로 바퀴의 자락을 밟아 누르고 있었다.

문지기가 뜰로 들어와 한 걸음 앞에 섰다.

"주공. 양양 자사부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유비가 바퀴살에서 손을 떼고 일어섰다. 손을 털었다. 관우와 장비가 동시에 유비의 쪽을 보았다.

객청 안쪽에서, 양양의 사람은 두 손으로 서한을 올렸다. 유비가 그것을 받아 펼쳤다. 글씨는 정돈되어 있었다. 수결(手決)은 유표(劉表)의 것이었다.

서한의 내용은 짧았다. 양양에서 큰 회의(議)를 열고자 한다. 형주의 여러 장수와 명사들이 모인다. 유황숙께서도 참석해 주시기를 청한다. 회의 뒤에는 연회(宴)를 함께하고자 한다.

유비는 서한을 내려 놓았다. 두 손을 책상 위에 얹은 채, 한참을 말이 없었다. 관우와 장비가 뒤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운장(雲長). 익덕(翼德). 내가 오늘, 두 사람에게, 한 가지를 먼저 물어 두고 싶네."

관우가 고개를 숙였다. 장비는 팔짱을 끼었다.

"형님, 그 회의에, 채모(蔡瑁)도 오겠지요."

장비가 먼저 입을 열었다. 관우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삼국지 365 Day 112 중간 일러스트

채모(蔡瑁). 형주의 수군도독. 유표의 후처 채씨(蔡氏)의 동생. 유표가 늙어 병이 깊어 가는 동안, 양양의 실질적인 손을 조금씩 쥐어 가고 있는 사람이었다.

유비가 신야에 온 지 여섯 해 동안, 채모는 한 번도 유비를 반가운 손님으로 맞아 준 적이 없었다. 그의 눈 안쪽에는, 유비의 성이 유(劉)라는 것, 그 한 자(字)가 오히려 가장 큰 가시였다. 유표의 큰아들 유기(劉琦)가 죽고, 채씨의 어린 아들 유종(劉琮)이 양양의 자리를 물려받게 되는 길 위에서, 유비라는 이름은 가장 먼저 치워야 할 이름이었다.

유비는 서한을 다시 내려다보았다. 수결은 유표의 것이었지만, 이 초대의 박자는 유표의 박자가 아니었다. 더 먼 자리에서 흘러 온 박자였다.

장비가 크게 숨을 내쉬었다.

"형님, 가지 맙시다. 가면, 돌아오지 못할 자리입니다."

관우도 고개를 들었다.

"익덕의 말이 빠르지만, 옳습니다. 이 초대의 박자는, 유표의 박자가 아닙니다."

유비는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고는 조용히 웃었다. 그 웃음은 무거웠다. 무겁지만, 어떤 자리는 무거움을 안고서라도 가야 하는 자리라는 것을, 세 형제가 모두 오래 함께 알고 있었다.

"가지 않는 것은, 가는 것보다, 오히려 한 박자 더 무서운 자리이기도 하지."

관우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장비가 주먹을 꽉 쥐었다.

"가면, 나는 형님 곁을 한 자도 떠나지 않겠습니다."

장비의 목소리가 낮게 떨렸다. 관우도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 밤, 신야의 관아 뜰 한 구석에서, 유비는 자기 말 적로(的盧) 앞에 한참 동안 서 있었다.

적로는 이마의 한가운데에 흰 자락이 있는 말이었다. 그 흰 자락이 달빛 아래에서 더 밝게 빛나고 있었다. 형주의 소문에는, 이 말이 주인에게 크게 해(害)를 끼치는 말이라고 했다. 유비는 그 소문을 알고도, 여섯 해 동안 이 말을 자기 곁에 두었다.

"내일, 너를 한 결 더 태워 볼 자리가 있을 것 같다."

유비가 말의 갈기를 쓸었다. 적로가 낮게 울었다. 이마의 흰 자락이 달빛에 반짝였다.

양양에서 온 사람은 그날 밤, 신야의 객사 안쪽에서 얕은 잠을 자고 있었다. 그의 품 안쪽에는, 아직 전하지 못한 두 번째 서한이 접혀 있었다. 그 서한은, 채모가 따로 사람을 시켜 보낸, 참석자 명단의 한 장이었다. 명단의 맨 밑에, "新野 劉備"라는 네 글자가, 붉은 먹으로, 동그라미 되어 있었다.

그 동그라미의 의미를, 양양의 사람도 아직, 정확히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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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65 Day 112 마무리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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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받은 초대장 한 장 위에, 이 자리의 박자는 보내는 분의 박자가 아니라는 것을, 읽어 내실 수 있으신 저녁이 있으신지요. 그런 저녁에는, 가는 결의보다, 가지 않는 결의가, 때로는 더 무겁게 느껴지옵니다. 다만, 가지 않음이 가장 무섭게 읽히는 자리에서는, 가 보시는 결의도, 자기 사람들과 함께 한 호흡 들여 두시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세 사람이 함께 무거움을 안고 가는 걸음은, 한 사람이 가벼이 가는 걸음보다, 언제나 잠시 더 멀리 갑니다.

📅 내일 Day 113: 양양 서쪽 문

"신야를 떠난 사흘째, 유비의 일행이 양양의 서쪽 문 앞에 닿았다. 문 안쪽에서, 한 장의 웃음과, 한 모서리의 칼이, 이미 같은 자리에 놓여 있었다." — 연삼흠 박사평역 — 연삼흠 평역가 · Sam H. Yeon, Ph.D. · 延三欽博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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