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삼 작가, 한글을 쓰는 손끝에서 삶의 기억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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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글로벌

이병삼 작가에게 한글은 평생을 함께해 온 동반자다. 예쁜 글씨와 캘리그라피, 손글씨를 가르치고 작업해 온 그는 이제 한글을 화면에 그리고 쌓으며 삶의 기억을 표현한다. 글씨를 오래 간직할 수 있는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 회화 작업의 출발점이 됐다.

 “글씨를 쓰는 일은 삶을 돌아보는 일기”

 [코리안투데이] 캘리그라피와 손글씨를 가르쳐 온 경험, 회화 작업으로 확장   © 김현수 기자

이 작가는 글씨를 쓰는 시간을 하루와 한 달, 지나온 한 해를 돌아보는 일기에 비유했다. 동시에 앞으로의 삶을 생각하고 미래의 꿈을 써 내려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는 “한 획 한 획 글씨를 그려가면서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만들어간다”며 글씨를 쓰는 일이 작품과 자신의 삶을 함께 완성해 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글이 삶의 버팀목이 된 경험도 털어놨다. 몸과 마음이 지쳐 있던 시기에 글씨와 붓을 만난 것이 전환점이었다는 것이다. 이 작가는 역경을 견디는 동안에도 한글이 힘이 됐다며 “가장 오래된 동반자이자 삶을 이어가게 해준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읽는 문자를 넘어, 감정을 담는 이미지로

이병삼 작가의 작품에서 한글은 반드시 읽어야 할 문장이 아니다. 글자의 형태는 점·선·면을 이루는 조형 재료가 되고, 붓의 움직임과 필압, 속도와 리듬은 작업 당시의 감정을 남긴다.

 [코리안투데이] 붓의 움직임과 필압에 삶의 기억과 감정 담아  © 김현수 기자

이 작가는 관람객이 글씨를 해독하기보다 화면에 남은 한글의 흔적을 하나의 이미지로 바라보길 바란다. 그는 “자신만의 감정을 느껴보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작품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정하는 것도 색이나 글씨가 아니다. 그는 표현하고 싶은 삶의 기억을 떠올린 뒤, 그 기억에 어울리는 색과 글씨의 형태를 찾는다. 선명하게 남은 순간과 희미해진 기억은 여러 겹 쌓인 색의 층으로 표현된다.

 한글의 선과 구조에서 찾은 아름다움

이 작가는 글자마다 다른 기울기와 간격, 균형에 주목한다. 사람마다 개성이 있듯 한글도 글자마다 고유한 아름다움을 지녔다고 본다. 어떤 글자에서는 힘을, 다른 글자에서는 부드러움과 여백을 발견한다.

 [코리안투데이] 1. “글씨의 선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관람객의 호평 이어져  © 김현수 기자

관람객의 반응은 다음 작업을 이어가는 힘이 된다. 한 관람객이 작품을 보고 “글씨의 선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한 순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병삼 작가는 앞으로도 한글의 선과 구조, 필압과 흔적을 활용해 새로운 표현 방식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한글임을 알아볼 수 있으면서도 글씨 이상의 감정을 전하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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