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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오늘
오프닝 · 10시 10분의 일요일
1926년 10월 31일, 일요일입니다. 이날 경성의 날씨를 알려 주는 기록은 이번 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날씨는 적지 않습니다. 확인된 것은 달력과 한 달 전의 일들입니다. 열흘 뒤면 11월,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이날 하루만 콕 집어 알려 주는 당일 신문 원문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사건 하나를 쫓지 않고, 지난 한 달을 돌아보는 일요일 판으로 엮었습니다. 알려진 사실만 적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쓰겠습니다.

그날의 경성 · 한 달 전 시정기념일 이야기
10월 1일은 총독부가 해마다 챙기던 ‘시정기념일’이었습니다. 국가기록원 자료에 따르면, 경복궁 앞에 10년 가까이 짓던 조선총독부 새 청사가 1926년 10월 1일 시정기념일에 맞춰 낙성식을 가졌습니다. 건물이 일을 시작한 때는 자료마다 1925년 12월, 1926년 1월로 엇갈립니다. 이 대목은 인용하기 전에 원문을 다시 봐야 합니다.
새 청사가 들어서면서 경복궁 앞쪽 흥례문 일대는 헐려 나갔고, 광화문은 자리를 옮겼습니다. 옮겨 간 위치는 자료마다 설명이 달라, 여기서는 단정하지 않습니다. 궁궐 정문 앞을 가로막고 선 거대한 석조 건물을 경성 사람들이 어떤 눈으로 보았는지, 이날의 기록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같은 날, 단성사 간판 아래에서는 또 다른 일이 벌어졌습니다. 나운규가 감독하고 주연한 영화 「아리랑」이 10월 1일 단성사에서 처음 걸린 것입니다. 변사가 이야기를 풀어 주던 무성영화였고, 영화가 끝나면 관객들이 아리랑을 따라 불렀다는 기록이 여럿 전합니다. 이 영화를 이날 몇 사람이 보았는지는 확인된 숫자가 없습니다.

경성과 한반도 · 6·10의 여진 속에서
1926년은 순종 임금이 세상을 떠난 해입니다. 그 장례일인 6월 10일 만세운동을 준비하다 들켜, 조선공산당 사람들이 여름에 잡혀갔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8월 10일에 강달영 등 40여 명이 붙잡혔다는 자료가 그 하나입니다. 다만 이것은 8월의 기록입니다. 10월 말의 검거나 재판을 알려 주는 믿을 만한 자료는 이번에 찾지 못했습니다.
10월 31일 당일, 조선 안팎에서 일어난 큰 사건이 있었는지는 확인 안 됨입니다. 당일 조선일보·동아일보 지면을 직접 열어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나 동아일보 아카이브에서 이날 지면을 살피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그날의 세계 · 두 대륙의 소식
중국에서는 국민혁명군의 북벌이 한창이었습니다. 10월 10일에 우창이 무너졌다고 전해지고, 그 뒤 12월에는 광저우의 국민정부가 우한으로 옮겨 가기로 됩니다. 홍콩과 광저우의 큰 파업도 이달에 끝을 맺었다고 합니다.
영국 런던에서는 10월 19일부터 제국회의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25일에는 밸푸어 경이 이끄는 위원회가 꾸려졌습니다. 이 위원회는 영국과 자치령이 ‘지위가 같은 공동체’라는 보고서를 11월에 내놓습니다. 자치령은 이렇게 대등해지는데 식민지 조선은 어땠는지, 100년 뒤 우리가 곱씹어 볼 대목입니다.
미국 디트로이트에서는 이날 마술사 해리 후디니가 그레이스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현지 시각 낮 1시 26분이라고 전해집니다. 열흘 전 몬트리올에서 학생에게 배를 맞은 일이 맹장염을 키웠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원인은 역사가들 사이에서도 추정입니다. 이 소식이 조선에 언제 닿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경성 24시 · 일요일의 거리
이날 경성 사람들이 무엇을 했는지 알려 주는 확인된 기록은 없습니다. 그래서 하루의 장면을 꾸며 쓰지 않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습니다. 극장가에서는 한 달째 「아리랑」이 화제였고, 사람들은 일요일에도 극장 앞에 줄을 서고 이야기를 나누었으리라 짐작할 뿐입니다. 이것은 추정입니다.
일요일은 한 주를 돌아보는 날입니다. 이번 주의 경성도, 한 달 전 새 청사 앞에서 아리랑 노래를 부르던 사람들도 모두 같은 하늘 아래 있었습니다.

100년의 거울 · 일요일 성찰
| 항목 | 1926년 | 2026년 |
|---|---|---|
| 영화 | 무성영화, 변사가 해설 | 소리와 자막, 온 세상에 동시 개봉 |
| 식민지의 궁궐 앞 | 총독부 새 청사 낙성 | 경복궁 복원, 광화문 제자리 |
| 세계 소식 | 후디니의 죽음, 며칠 걸려 도착 | 몇 분 안에 온 세상에 |
1926년 10월에는 총독부 청사가 서고 「아리랑」이 걸렸습니다. 100년이 지난 올해 「아리랑」 개봉 100주년을 되새기는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힘으로 세운 건물은 사라졌고, 노래 하나는 아직 남았습니다.

내일을 기다리며
내일은 11월 1일 월요일입니다. 내일 아침 10시 10분, 다시 만나요.
출처: 국가기록원 조선총독부 청사 주제별 총설, 나운규 「아리랑」 개봉 관련 자료, CBS·FOX 디트로이트 후디니 사망 보도, Open University 제국회의 자료. 당일 신문 원문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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